떨어져... 죽어... 열매를...
간염을 앓으면서도 간염인지 알지 못하고 그저 심한 몸살이려니 하며 열심히 사역 했습니다. 종종 성도들에게 실망 할지라도 하나님에게 실망 하지 않겠다고 하나님에게 집중하며 사역했습니다. 수많은 좌절의 순간에도 아니 이미 나의 이성과 감정은 좌절했으면서도 “그래도 하나님의 뜻 안에 있다”라고 생각하며 지나 왔습니다. 한 사람 두 사람 주변에 인정 해 주시는 분들이 생겼습니다. 그러나 인정일 뿐 같이 가자는 사람은 없습니다. 보여지는 성공이 없는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저 “실패자”일 뿐이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문득 이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억울하다”
물론 믿음과 감성 사이에서 주어지는 갈등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억울 합니다. 지금까지 열심히 지내 온 과정을 보면 지금의 현실이 너무도 억울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반전이 있더라구요.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어....열매를…
처음에는 떨어지는 것만으로 아팠습니다. 그 느낌은 마치 절벽에서 떨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솔직히 떨어지면 다시는 일어서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이었습니다. 그런데막상 떨어지고 나니 가장 먼저 가진 느낌은 "죽지 않았네"였습니다. 그러나 떨어지는 것이 다가 아니었습니다. 절벽에서 땅에 떨어진 후 “죽지 않았네”라고 숨 고르기를 하는 순간 내가 만난 상황은, 다시 땅이 갈라지며 나를 땅 속으로 처박는 고통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지난 주간에 다시 말씀을 묵상하다가 깨닫게 되었습니다. “떨어져…”
나에게는 고통스러웠던 그 떨어짐이 신앙인이 가야 하는(?) 정상적인 길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그런데 그 고통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지요. 땅 속 깊은 곳, 어둡고 희망이 없는 곳 그곳에서 살아있는 자는 죽음의 고통을 통해 싹을 틔우는 과정을 겪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즉 나는 죽지만 새로운 생명으로 태어나는 것이겠지요.
이 과정 없이는 새싹도 없습니다. 이 과정을 지나지 않으면 꽃도 열매도 없습니다. 이러한 죽음 없이는 새로운 생명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은 정말 너무도 고통스럽습니다. 특히나 사명으로 알고 살아가는 부모와는 달리 그 부모에게서 태어나 힘든 과정을 함께 겪어야 하는 자녀들에게는 더욱 이유 없는 고통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믿음이 아니라면 이런 삶의 길을 가야 할 이유가 없겠지요.
“떨어져….. 죽어… 열매를….”
떨어져 죽는 것, 이것이 받아들임입니다. 오직 믿음으로…